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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8일 금요일

귀향, 슬프게도 아쉬움 가득한 영화 [review]



귀향
160326 영화관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 '귀향'을 드디어 봤다.
처음부터 기대한 것이 없었음에도, 참 여러모로 아쉬웠다.
주위에서 말리던 위안부 소재의 영화를 만든 조정래감독의 끈기와,
국민들의 기부로 14년만에 만들어졌다는 미담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귀향은 두번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처럼 너무 마음이 아파서 두번보기 겁나는 게 아니라, 영화로서의 매력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에게 남는 게 분노나, 찝찝함밖에 없다는 사실이 영화를 아쉽게 했다.

이 영화를 우리역사의 배경지식이 없는 외국인들이 봤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하니 영화에 대한 평가가 좀 더 명확해졌다.
영화속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진행되는데, 그 현재와 과거를 잇는 것이 바로 '무속신앙', '무당'이다.
신기 있는 소녀가 과거의 경험을 읽는다는 것인데, 난 자칫 이 이야기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무속신앙이랑 곁들여져 역사의 타당성을 잃을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그런 플롯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뻔하디 뻔한 '태극기 휘날리며' 감동으로 가버린 것에 대해서도.

왜 이야기가 무당과 연결되야 했으며, 꼭 그런 교훈적인 감동 결말을 냈어야 하는지 감독은 말을 해주지 못하고있다.
이런 비슷한 얘기를 담은 가장 최근의 영화 '노예 12년'을 보면 어떤가.
역사적 사실을 오롯이 담으면서도, 영화적 가치도 놓치지 않는데.
제작비 차이가 있겠지만, 사실 제작비 26억이면, 저예산 영화도 아닌셈이다.
(특히 굳이 조악한 CG의 나비로 나타내야 했을까. 그 1차원적인 표현때문에 감정이 다 깨졌다.)

귀향은 감독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영화를 왜 만들려 했는지 그 의도도 불분명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왜 이렇게 밖에 표현 할 수 없었던가에 대한 아쉬움과 울분만 더해진다.
소녀들이 끌려가 일본군 성노예로 전락하는 과정에서도, 그 공포와 고통보다는
그저 폭력의 껍데기만을 보여주고, 쓸데없는 연출로 오히려 관객을 '짜증'나게 만들었다.
일본군 위안부를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감독은 그 중 영화를 선택했고, 그렇다면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을 보여주었어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첫 영화가 그저 수많은 한국영화의 클리셰라 아쉽지만,
그 첫 발을 떼는 결심을 한 데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앞으로 이 소재를 다룬 다른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디.

영화점수 2점에, 응원점수 0.5점을 더하여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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